김용신의 그대와 여는 아침

음악FM 매일 07:00-09:00
0428월어제와 오늘은 같지 않다, 동글동글 찬찬히 움직이고 있다!
그대아침
2025.04.28
조회 81
오래 쉬며 회사에서 쌓인 괴로움이 조금씩 씻겨나가자 나에 대한 물음이 생겼다.

‘나는 왜 그랬을까?’

왜 그렇게 꾹 참고만 살았을까. 사회생활의 괴로움은 너나없이 똑같다.
누구나 자신의 일이 가장 고되고 버겁다.
하지만 괴로움에 대처하는 방법은 제각각이다.
나는 왜 코 꿰인 소처럼 버티기만 했을까.
남들은 적절히 조절해가며 자신을 잘 지키며 잘 살아가고 있는데,
나는 왜 그랬을까.
회사생활의 고단함, 혹은 상사의 성격 탓일수도 있다.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일수도 있다.
하지만 그뿐만은 아니다. 같은 회사생활을 하면서도,
같은 상사 밑에 있으면서도 내가 유독 괴로운 탓은 그들 때문만이 아닐 것이다.
회사 상사의 완벽주의와 나의 바보같이 우직하기만 한
태도의 절묘한 조합이 나를 더 괴롭혔을 것이다.
나의 태도는 왜 그랬을까. 

애써 문제를 찾으려는 마음을 버리고 쉬었다.
마음을 다독이고 싶다는 마음마저 포기하고, 오래도록 나는 쉬었다.
오래도록 쌓인 마음의 괴로움을 한 번에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매주 했던 심리상담 역시 그러했다.
현재의 감정과 어릴 적 감정에 대해 종종 말하지만,
상담으로 모든 것을 단번에 해결할 수는 없다. 선생님과의 대화는 답이 아니다. 화두다. 
과거의 묵은 감정을 해결해야 해'라는 투의 강박적인 문제해결이 아니라, 
'그래서 그렇구나'라고 담담하게 내뱉어본다. 그 오래된 괴로움들 역시 
천천히 씻겨 내려가리라 믿으며, 그저 계속 쭉 쉬었다.

마음은 늘 뱅글뱅글 제자리를 도는 것 같았다. 오늘은 어제 같고,
어제는 오늘 같다. 하지만 훌쩍 시간이 지나 돌이켜보면 결코 제자리가 아니다.
과정은 모기향처럼 동글동글 이어지는 나선이었다.
빙빙 돌다가 뒤를 돌아보면 같은 풍경 같은 자리인 것 같지만,
나는 조금이나마 원래의 자리에서 멀어져 있다.
동글동글 나선처럼, 찬찬히 나는 움직이고 있었다.

*서덕의 <애쓰다 지친 나를 위해>에서 따온 글.
줄인 내용이 많습니다. 원문으로 확인해 주시고
개인SNS등에 그대로 옮겨가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