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신의 그대와 여는 아침

음악FM 매일 07:00-09:00
0429화 잔잔하고 자연스러운 것들은 아름답다
그대아침
2025.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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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것들은 아름답다. 바다의 모래알. 밤하늘의 별. 맑은 날의 구름. 
호수에 비친 햇살, 들판의 초, 당신의 눈 같은 것들은. 
상처 난 것은 눈부시다.상처는 오롯이 자신의 것이라 타인이 가늠할 수 없어 더 아름답다.
그래서 아픔을 이겨낸 사람의 품은 가을처럼 포근하다.

솔직한 것은 매번 나를 아프게 한다. 
하지만 진정으로 아픈 것은 모든 사실을 부정한 내 마음이다. 
있는 그대로와 타인 앞에서 어깨를 굽히지 않아도 된다는 건 
어쩌면 나의 의무일지도 모른다. 가슴을 펴고 누군가에게 싫다고 말하는 건 
반드시 해야 하는 행동일지도 모른다.

마음대로 하는 것. 누군가의 고집이나 투박한 어투, 서투른 행동과 
조금 부족한 요리는 때때로 너무나 사랑스러워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다. 
그래서 식탁에 놓인 부러진 계란 프라이가 좋다. 오래된 유리컵에 담긴 우유. 
오후 3시에 지었던 미소, 보풀이 일어난 스웨터와 오점이 있는 바지가 좋다. 
그리고 당신이 홀로 좋아하는 음악도.

나는 결국 사람이 아닌 그들의 조각을 동경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것은 마치 자연처럼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라 어쩔 땐 경이로워 보일 때도 있다.

예쁘다. 그것은 귀엽지도 멋있지도 않고 그저 예쁘다. 
오늘 하루도 괜찮게 보낸 당신이 조금 더 예뻐질 때는 
그저 환한 미소를 지을 때니 마음껏 웃어도 된다.
주름이 마구 지어져도 좋으니.


*신하영의 <사랑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에서 따온 글.
원문으로 확인해 주시고
개인SNS등에 그대로 옮겨가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