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 10 (목)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저녁스케치
2025.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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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가다가 불현듯
가슴에 잉잉하게 차오르는 사람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너를 향한 기다림이 불이 되는 날
나는 다시 바람으로 떠올라
그 불 다 사그러질 때까지
스스로 잠드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일어서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떠오르는 법을 익혔다
네가 태양으로 떠오르는 아침이면
나는 원목으로 언덕 위에 쓰러져
따스한 햇빛을 덮고 누웠고
누군가 내 이름을 호명하는 밤이면
나는 너에게로 가까이 가기 위하여
빗장 밖으로 사다리를 내렸다
달빛 아래서나 가로수 밑에서
불쑥불쑥 다가왔다가
이내 허공중에 흩어지는 너,
네가 그리우면 나는 또 울 것이다
고정희 시인의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갑자기 눈물이 흐르는 걸 보니,
누군가 마음을 긁고 지나갔나 봅니다.
지워지지 않고 잊혀 지지 않는 짙은 그리움.
하염없이 흐르는 그 그리움을 멈출 수 있을까,
흩날리는 벚꽃 아래서
눈물이 멎기를 가만히 기다려 봅니다.